최근 몇 년 간 읽은 책중에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을 한권 고른다면?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미래 사회의 핵심인재의 6가지 기술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다.

넷째는 공감 empathy 이다.

인간은 하품과 같이 공감할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공감은 디자인과도 연관이 있고, 조화와도 연관이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먼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볼 줄 알고,
다른 사람의 심장으로 느낄 줄 아는 능력이다.

내가 공감하는 것을 포함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
하다.
정보가 풍부하고 분석적인 도구가 발전한 세계에서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동료들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감하는 능력은
또 다른 차별화를 만들 수 있다.

공감은 지성의 일탈도 아니고, 지성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도 아니다.
지성과 공감이 서로 동조하는 가운데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크게 성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책을 읽을  당시에는 이 부분에 별로 감흥이 없었지만
얼마전 공감하는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해 준 사건이 있었다.

2009년 여름방학 직전, 초등 5학년 딸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출산 휴가를 가시고
3개월간 임시 담임선생님이 새로 오셨다.
이제 막 선생님이 되신 젋은 분이라고 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가은이는 여름 방학 내내 몇 주에 걸쳐 아크릴화를 완성해
개학과 함께 제출했다.
힘이 느껴지는 멋진 그림이라고 가은이에게 많은 칭찬을 해 주었다.

가은이의 아크릴화

해마다 개학 후 '방학우수과제'로 상을 타 오던 가은이인데 올해는 잠잠했다.
그러나 뭐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 학교 도서관에 봉사활동을 간 아내는
같은반 친구의 엄마로 부터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가은이의 그림으로 다른 아이가 상을 탔어요'라는....

Seraphina.Lee님이 촬영한 가은그림 2.

Seraphina.Lee님이 촬영한 헉? 가은이 아니고 나은!.

가은이에게 자초지정을 물었더니
새로 오신 선생님이 실수로 가은이의 그림에
이름이 비슷한 다른 아이의 이름을 써서 전시를 했다고 한다

이말에 화가 난 아내는 "바보같이 왜 가만히 있었냐"고 소리를 질렀고
가은이는 "2번이나 이야기 했단 말이야! 그까짓 상이 뭐가 중요해!" 라고
펑펑 울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내는 방에 들어가
임시 담임 선생님에게 정중히 전화를 했다

잠시 후...

전화 통화를 끝낸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임시 담임 선생님의 결정적인 문제는
단지 이름을 헤깔린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공감하는 능력의 부족이었다.

1달간 힘들게 완성한 그림을 선생님의 실수로 다른 친구가 상을 받는 것을 본 5학년 여자아이의 마음을,
그리고 그들의 부모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본인에게 전화를 했는지 헤아리는 마음...

우리 가족에게 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2번이나 이야기 했지만 바쁜 선생님이 가은이의 이름표를 바꿔주지 않아서
다른아이가 상을 탄 것을 속상해 하는 가은이를 위로 해 주는 것 말이다.

위로를 위해서는 먼저 진심으로 사과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매우 섭섭하게 느낀 점이다.

다행이 다음날 선생님은 가은이를 불러 진심으로 사과를 하셨다고 한다.

 
우리는 가정, 직장, 학교에서 늘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살아가며
그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

진정 성장을 원한다면 타인의 지혜와 경험을 얻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공감하는 기술이며 이 기술은 경청이라는 연습을 통해 배울 수 있다.


PS :
1. 9월 초에 쓴 글이지만 임시 담임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가실 때 까지 기다렸다 공개한다.
2. 한 달을 기다렸지만 가은이의 그림에는 아직도 가은이의 이름표가 붙어 있지 않다.
   지난밤에 아내와 함께 멋진 이름표를 만들었고, 아침에 가은이에게 주었다.
   직접 붙이라고...

Seraphina.Lee님이 촬영한 가은그림 4.
 
2009/09/30 10:07 2009/09/30 10:07
Posted by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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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흐흠
    2009/09/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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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담임선생님의 공감능력만의 문제는 아닐것같다는 추측을 해봅니다. 수상작 선정시 결려올 온간 종류의 항의,"왜 우리 아이것이 안되었냐, 우리애 것이 다른애 것보다 낫다", 비리의혹, 돈봉투 등등...

    이런 문제에 시달리다보면 이름 문제는 사소한 문제로 보일 수 있겠죠...

    착오로 수상을 한 그아이와 그 부모도 이해가 안되긴 마찬가지군요.
    • 정진호
      2009/09/3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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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이 아마 3개월 계약기간이 곧 끝나는 시점이라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었나 봅니다.
  2. 100%공감
    2009/09/3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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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공감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얼마전 기사를 봐도, 불만고객들이 바라는건 금전적 보상이 아닌 진심이 담긴, 위로나 사과하는 말한마디라고 하더라구요.
    추천해 주신책 꼭 읽어봐야겠네요.
    늘 많은걸 주셔서 감사하게 받아갑니다.

    가은이가 이 일로 그림그리는것이 싫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창 예민할 때인데...
    • 정진호
      2009/09/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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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이 가은이는 여전히 미술을 좋아하고 있고
      대범해서 별다른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속상한 것은 분명합니다.
  3. 2009/09/3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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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정말 잘 그렸네요.

    그나저나 선생님의 문제는 심각하네요. 아이가 두번이나 이야기를 했음에도 상이 다른 곳에 간것을 보면요.

    저였다면.... 후~ 뒤집어 졌을 겁니다. :)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 정진호
      2009/09/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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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화났던 부분이 바로
      가은이가 두번이나 이야기 했음에도
      결국 고치치 않고 떠나 버렸다는 것입니다.
      즐거운 추석 되시기를...
  4. 2009/09/3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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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학년이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나요? 대단하군요.. ㅎㄷㄷ (혹시 어느 미술학원 보내셨나요? (농담입니다. ^^))

    저는 지금도 그림은 그리는 것도 싫어하고 그려도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준을 못 벗어나는데... ;;;
    • 정진호
      2009/09/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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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가은이는 저보다 훨씬 실력이 좋아요.
      본인 말로는 손목힘이 좋아서 잘 그린다고 하네요. ^^
  5. ariassa
    2009/09/30 13:0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생활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억울한 일들이 있는데
    미안합니다..말한마디면 되는데 ..
    저의 아내가 말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 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 선생님도 말 한마디가 아쉽네요.
    그림에도 "가은"이라고 적혀있는데 선생님이 조금 부주의 하셨네요..
    그리고 그림 정말 Good 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 그렸다고 믿기엔..너무 훌륭하네요.
    제가 국민학교 5학년때 수채화도 재대로 그리지도 못해서 캔터지에 물만 흔근했던 기억이 있네요...
    • 정진호
      2009/09/30 17:13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정말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을 수 있는데
      정작 사람들이 빚을 갚고 싶지 않는게 문제입니다.
      아무튼, 가은이의 재능과 좋아하는 것을 일찍 발견한 것 같아 기쁘죠.
  6. Sue
    2009/09/30 14: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멋진 가은이의 그림에 놀랐고, 차장님의 "공감(배려와 사과 진심어린 고마움에서 비롯되는)"에 대한 의견에 스스로 반성하게 되네요.
    공감은 지식을 기본으로 한다는 제 개인적 억측에 반성하게 되었어요..
    • 정진호
      2009/09/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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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은 지식 보다는 이해에서 시작 되죠.
      무식해도(?) 듣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거든요.
      문제는 똑똑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다는 것.
  7. 2009/09/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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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딸 엄마로서 더 속상했던건...
    잘못 붙여진 이름표도 가은이가 오가다 내 그림을 보니 속상해서 확~!
    떼었다는것,ㅠ.ㅠ,차마 버리진 않고 그림 밑,이젤위에 두었더라구요.
    (전화통화시 그 말씀까지 드리고 가시기 전에 꼭 아이작품에 Name Tag이라도
    꼭 다시 수정해 주세요.-아주 공손히 정중히...)했는데,
    그 사이 다른 학교로 급히 발령이 나시고,
    현재는 3번째 임시 담임선생님과 생활을 하게된 아이는 여러가지로 학교 얘기만 하면 밤마다 울먹이며,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답니다.(왜? 9월이되면 꼭 오시겠다던 담임선생님께서 출산휴가를 더 내셨기 때문이죠...ㅠ.ㅠ..물론 노산후 이셨기에 같은 여자로서 이해 못하는건 아니죠,그런데 아이들에게 너무 철석같이 약속을 하시고 말씀 한마디 없이 안나오셨기에, 더 큰 배심감으로 밀려온것이죠.)-가끔씩 어른들은 지키지 못 할 약속으로 아이들에게 희망고문을 남기는건 아닌지 또 반성하며
    자라는 아이키우기 만만치 않은 요즘입니다.ㅠ.ㅠ
    • 정진호
      2009/09/30 17:15
      댓글 주소 수정/삭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하며
      그 때가 되면 또 다시 마음을 아프게 하는 '희망고문'.
      이 아빠도 많이 반성 중입니다. ㅠㅠ;
  8. 안경훈
    2009/09/30 16:2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잘 지내시죠. 가끔 와 보면 읽을거리가 많네요. 선생님 이름을 다르게 불러 주시지 그랬어요. :)
    • 정진호
      2009/09/30 17:08
      댓글 주소 수정/삭제
      오~ 오랜만에 오셨네요. ^^;
      정말 일년에 한두번 오시는 듯.
      즐거운 추석 되시기를 빕니다.
  9. 2009/10/01 06:0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지킬수 없는 약속을 쉽게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여기저기서 많이 읽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게 그렇게 쉽지 않네요. 요즘 저도 반성 많이 하고 사는 중입니다.
    • 정진호
      2009/10/05 01:58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역시 희망고문을 종종하는데... 아빠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어요.
      너무 현실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역시 아이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래저래 불쌍한 아빠들.
  10. binmom
    2009/10/01 11:3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미안하다
    잘못했다 -
    란 말은
    정말 갖춰진 인격으로 용기있거나
    청정한 영혼의 소유자만이
    아주 쉽게 하는 것 같습니다.
    더 큰 세계를 향한 큰
    예방주사 였네요....... ㅠㅠㅠ
    반드시 그 역할 해낼 것 입니다.
    아픈 마음으로 다음을 기대하면서....
    좋은 하루 되시어여~~~~~~
    • 정진호
      2009/10/05 02:0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모든 어른이 다 훌륭한 인격과 용기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때때로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어른도 많구요.
      왜 우리가 우리의 자녀를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야 하는지
      진정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받고 성장한 아이들만큼 강한 존재는 없다는 것두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1. 2009/10/06 22:0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런데, 알면서도 관련 내용 - 상패나 전시 명패 수정 등이 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솔직히 좀 어이가 없네요.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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